구제역 확산일로..역대 최악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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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방역 당국은 인천 강화도를 1차 저지선으로 잡아 육지 상륙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실패했고, 경기 김포시로 번지자 추가적인 차단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뚫렸다.

   무엇보다 구제역의 감염 경로나 매개를 파악할 수 있는 역학적 연관성이 뚜렷이 확인되지 않고 있어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악의 구제역 되나
인천 강화군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충북 충주시까지로 번지면서 이번 구제역 사태는 정부 수립 후 발생한 4차례의 구제역 중 최악의 사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발생 범위로 볼 때 가장 광범위하게 번졌던 것은 2000년이다. 당시에는 경기 파주와 충남 홍성, 충북 충주 등 3개 도(道), 6개 시.군에서 발생했었는데, 이번에도 인천 강화와 경기 김포, 충북 충주 등 3개 광역시.도에서 발생했다.

   감염 가축도 소와 돼지를 불문하고 감염되고 있다. 1차인 2000년과 3차인 올해 1월(경기 포천시)에는 소만 걸렸고, 2차인 2002년엔 돼지를 중심으로 전파되면서 소도 일부 감염됐는데 그래서 당시가 가장 피해가 컸다.

   살처분 보상금만 531억원, 전체 피해액은 1천434억원이고, 살처분 가축 수는 16만155마리에 달했다.

   이번에도 소와 돼지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전파되는 중이다. 돼지 감염이 무서운 이유는 돼지의 바이러스 전파력이 소의 100∼3천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번 구제역 사태도 이날까지 살처분 규모가 모두 4만2천793마리에 달한다. 이미 1차(2천216마리), 3차(5천956마리) 때 규모를 넘어섰다.

   지금까지의 살처분 보상금만 521억원(잠정)에 달해 이미 1, 3차 때의 살처분 보상금을 뛰어넘었고 최악이었던 2차 때에 근접했다. 2차 때 살처분 규모가 이번보다 더 큰데도 살처분 보상금이 비슷한 것은 이번엔 값비싼 소가 많이 희생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구제역은 아직 진행 중이어서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여기에 앞으로 구제역이 장기화하면 발생지 주변 농가들의 가축 출하가 막혀 이를 정부가 사들이는 데 들어갈 가축 수매자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급속히 번지는데..원인은 오리무중
구제역이 급속히 확산하는 원인 중 하나는 역학 관계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감염 경로나 매개를 알아야 선제적으로 차단에 나설 수 있는데 가축방역 당국은 아직 그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구제역이 터진 뒤 사후적으로 수습하는 데 급한 모양새다.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구제역이 번지는 걸 최대한 막아야 하고 그러려면 구제역의 다음 '행선지'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경기 김포나 충북 충주의 확진 농가는 모두 방역 당국이 예상하지 못한 곳이었다. 사람이나 차량을 매체로 한 접촉이 있어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감시하던 농장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방역 당국의 관심은 추가 확산을 막는 일이지만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충주 돼지 농장으로 바이러스가 유입된 경로도 명쾌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은 3개 긴급 역학조사반을 투입해 철야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진 뚜렷한 성과가 없다.

   지난달 말 강화군 일대에 어미돼지(모돈)를 공급한 회사의 계열사가 비슷한 시기 충주의 돼지 농장에 정액을 공급했다는 사실을 파악했지만 모돈 공급회사와 정액 공급회사는 소재지도 다르고, 두 농장을 오간 차량도 별개의 차량이다.

   시기적으로도 너무 오래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최대 14일로 알려진 구제역의 잠복 기간은 바이러스가 가축 내부로 침입한 이후부터 계산하는 것이어서 한동안 축사 내부 등에 머물다 최근 개체로 옮겨갔을 가능성도 열려 있긴 하다.

   방역 당국은 일단 어미돼지에 감염됐다는 점에서 사람을 매개로 전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어미돼지는 새끼를 낳는 개체여서 일반 비육돈(살 찌우는 돼지)보다 엄격하게 통제.관리하고 인공수정사나 수의사 등만 접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무엇보다 역학 관계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광범위한 소독.이동통제 못지않게 역학 연관성이 있는 농가를 찾아 정밀타격식으로 집중 관리하는 게 구제역 확산 방지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역학 관계 파악은 구제역이 어디에서 왔느냐뿐 아니라 어디로 갈 것이냐를 예측해 미리 차단하는 데 중요하다"며 "역학 관계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 1월 발생한 경기도 포천 일대의 구제역 사태 때와 달리 관련 농가가 워낙 많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농가가 많다 보니 일일이 찾아다니며 꼼꼼히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날씨도 중요한 변수다. 1월 포천 사태 때는 혹한기인 데다 날씨가 추워 바이러스 확산에 억제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3∼5월은 바이러스 활동에 최적기다. 6월 이후 혹서기가 돼야 바이러스의 활동이 둔해진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계절적으로 봄철이라는 점에 대해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다음 주 초까지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8일부터 차단방역에 나선 만큼 그 이전에 바이러스가 확산됐을 수 있는데 구제역의 잠복 기간이 최대 14일인 점을 감안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일본도 10년 만에 구제역
올해 구제역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처럼 구제역이 수시로 발생하는 나라는 말할 것도 없고, 일본도 2000년 이후 10년 만에 구제역이 발병했다.

   아직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구제역 발생을 선언하지 않았지만 3건의 구제역 의심 소 신고가 들어와 모두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PCR(중합 효소 연쇄반응) 검사에서 모두 양성으로 나왔다.

   중국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9건의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신고됐다. 지역적으로도 동부에서 서부까지 광범위하고, 혈청형도 A형과 O형이 번갈아 나오는 중이다.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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